마지막 부분은 프쉬케의 타락, 차라리 파멸의 전형적 양상을 보여준다. <인간 실격>에서도 작품 전체를 흐르는 뒤틀린 유머 감각, 뜨거운 냉소와 함께. 윗부분에서 바로 이어진다. 「저런, 그 돈은? 저에게 주시는 겁니까? 저, 저에게, 은 삼십 냥을. 아, 네. 과연. 하하하하. 아니에요. 사양하겠습니다. 제가 두들겨 패기 전에 그 돈을 집어넣으시지요. 돈이 탐이 나서 아뢰러온 게 아닙니다. 집어넣으라니까!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받겠습니다. 그렇지, 나는 장사꾼이었지. 나는 아름답고 우아한 그분한테서 돈 때문에 늘 경멸받았지. 받겠습니다. 저야 뭐 천생 장사꾼이죠. 천시받는 돈으로 그분에게 멋지게 복수해 주겠습니다. 이런 게 저한테 가장 어울리는 복수의 수단이죠. 그것 보라고! 은 삼십 냥에 녀석은 팔린다. 나는 조금도 울지 않아. 나는 그분을 사랑하지 않아. 처음부터 티끌만큼도 사랑하지 않았어. 네, 나리. 저는 거짓말만 했습니다. 저는 돈이 탐이 나서 그분을 쫓아다녔던 것입니다. 오오, 그게 틀림없어. 그분이 저에게 돈을 조금치도 벌어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오늘 밤 확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에, 그거야 장사꾼이니까요, 재빨리 배반한 거죠. 돈, 이 세상은 돈이면 다지요. 은 삼십 냥, 이 얼마나 근사합니까. 받지요. 저는 쩨쩨한 장사꾼입니다. 예, 탐이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네, 네. 아, 미처 말씀 못 드렸군요. 제 이름은 장사꾼 유다. 헤헤. 가롯 유다입니다.」
다자이 오사무, <직소>
(제임스 티소, <유다 이스가리옷>.) 「그분이 저에게 돈을 조금치도 벌어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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